빛은 말이 없지만 모든 걸 안다
아무 말 없이
빛은 매일 우리 곁을 스쳐간다.
아침 창가를 두드리는 햇살처럼
오랜 어둠 끝에 찾아오는
조용한 위로처럼
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
조심스럽게 다가와
어제의 그림자 위에
오늘의 온기를 얹어준다.
빛은 말이 없다.
그 어떤 설명도, 위로도 없지만
우리는 그 앞에서
슬며시 마음을 내려놓는다.
지친 눈동자가 머문 곳
멍하니 바라본 하늘 틈 사이
한 줌의 빛은
그저 거기 있었을 뿐인데
마치 "괜찮아"
말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.
사람이 전하지 못한 온도
단어가 닿지 못한 마음을
빛은 조용히 품는다.
그 속엔
눈물도 있고
웃음도 있고
그리움도 있고
말없이 지나간 수많은 날들이
고요하게 녹아 있다.
그래서일까
우리는 종종
빛을 볼 때면
누군가를 떠올린다.
어쩌면
말하지 못했던 고마움
다 잊었다고 생각한 따뜻함이
그 속에 비춰지는지도 모른다.
그리고 어느새
그 모든 것이 나를 감싸 안는다.
다정한 오후처럼
바람 한 점 없는 창가처럼.
빛은 말이 없다.
하지만 모든 걸 안다.
우리가 말하지 못한 것까지도
가슴속에만 품고 있던
작은 이야기들까지도.